5백여년전 한 선비가 과거를 보러 한양으로 가던 중 이곳에 들렀다가 산세를 훑어보니 꼭 클 '거(巨)'자와 같이 생겨 큰 나루 즉 거진이라 불리고 있다는 전설이 뒷받침하듯 거진항은 태백산맥 줄기의 구름이 해안을 에워싸고 있어 오래전부터 천혜의 어항으로 발달해왔다.
거진항의 최대 인구는 오징어가 가장 호황하던 1970년대로 이 당시 인구는 2만5천명이었으며 1981년 소도읍 가꾸기 사업을 실시하여 초가집의 초라한 옛 모습을 찾을 길 없는 현대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
1930년대엔 120호의 작은 어촌으로 현재의 항구는 긴 백사장이었으며, 어선은 소향 전마선으로 연안 2마일 내에 당일 출항하는 1일 어업으로 노를 저어 고기를 잡았다.
겨울에는 명태, 여름에는 연안에서 등잔불을 켜고 오징어를 잡았고, 가을에는 멸치잡이가 흥행했었다.
이곳은 해방 전 많은 양의 정어리가 잡혀 이것을 처리하기 위해 일본사람의 정어리 처리 공장이 3개소나 있었으나 해방 후 갑작스런 정어리 흉어로 지금은 그 자취가 없어졌다.
당시 어민의 생활은 영세했으며 잡아온 고기는 판로가 없어 인근 농촌에 머리에 이고 다니면서 곡식과 교환하는 생활방식을 취하였다.
거진항의 발전은 명태가 유도했다고들 말한다. 이 지방엔 명태주산지로 별미음식이 다양하다.
신선한 명태 아가미만을 따내 무채와 함께 버무린 "명태서거리", 차좁쌀로 버무린 “명란식해" 등의 별미 음식이 많다.
주요 어종은 명태, 문어, 광어, 전복, 해삼, 멍게 등이 많이 잡히며 자연 성게의 알인 운단을 채취하여 멀리 일본으로 수출하기도 한다.
거진항은 38도선 이북(북위 38˚ 26')에 위치한 건설부지정 제2종 항만이다. 접적지구라는 입지적인 조건 등으로 오지 어촌으로만 여겨왔던 이곳은 지난 1973년 거진면이 읍으로 승격되면서 항구 주변에 현대식 고층건물이 들어서 상업도시로 면모를 갖추어 동해북부 어업전진기지로 성장해 가고 있다.